솔직히 저는 한동안 주식을 그냥 '조금이라도 오르면 파는 것'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이것저것 사고팔면서 수익이 나는 날도 있었지만, 결국 남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그러다 배당금으로만 생활이 가능하다는 걸 처음 실감했을 때,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2억 원 남짓한 자산으로 시작해서 9억 원에 가까운 자산을 만들어낸 사례를 접한 뒤, 그 과정을 꼼꼼히 뜯어보게 됐습니다.

평범한 출발, 비범한 선택의 배경
저도 처음엔 그냥 평범하게 일하면서 살았습니다. 이대로는 돈이 모이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 건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가 아니라, 어느 날 통장 잔고를 보고 '이 속도로는 뭔가 달라지지 않겠다'는 느낌이 들면서였습니다.
제가 접한 사례의 주인공도 비슷한 상황에서 시작했습니다. 대학을 나오지 않고, 주방 일과 클라이밍 강사를 전전하다가, 어머니와 함께 모은 돈으로 대형마트 내 화장품 가게를 열었습니다. 하지만 마트 자체가 기대만큼 장사가 되지 않았고, 전 재산이 묶인 채 시간만 흘러가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때 선택한 게 바로 주식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 생각하면 도박에 가까운 방식이었습니다. 수익이 나면 그걸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투자 규모를 키우고, 또 수익이 나면 다시 대출을 얹는 식이었습니다. 레버리지 투자란 자기 자본 외에 빌린 돈을 더해 투자 규모를 키우는 방식인데, 수익이 날 때는 증폭되지만 손실이 날 때도 똑같이 증폭됩니다. 한 번만 틀려도 마이너스가 확정되는 방식이었지만, 그때는 선택지가 없다고 느꼈다고 했습니다. 저도 그 심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절벽 끝에 서 있으면 뛰어내리는 것도 선택지가 됩니다.
다행히 그 시기를 버텨냈고, 2023년부터 투자 방향이 본격적으로 바뀌기 시작합니다. 현대차와 은행주들이 반기 배당에서 분기 배당으로 전환하면서 1년에 네 번 배당금을 수령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분기 배당이란 1년 치 배당금을 4분기에 나눠서 지급하는 방식으로,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금 흐름이 훨씬 안정적으로 느껴집니다. 이 시점부터 '배당으로 생활한다'는 그림이 실제로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집중투자와 밸류업, 핵심 판단의 근거
제가 직접 경험해 보니, 투자에서 가장 어려운 건 종목을 고르는 게 아니라 '얼마나 집중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었습니다. 이것저것 사두면 마음은 편한데, 결국 수익도 이것저것으로 흩어집니다.
이 사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집중 투자 전략입니다. 포트폴리오의 75% 이상이 현대차와 현대차 우선주에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는 KB금융과 은행 ETF로 채워져 있습니다. ETF(상장지수펀드)란 특정 지수나 섹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펀드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게 만든 상품입니다. 분산 효과를 내면서도 개별 종목처럼 사고팔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집중 투자는 일반적으로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 포트폴리오 구성을 봤을 때 솔직히 불안했습니다. 한 종목이 흔들리면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판단의 배경을 들여다보면 나름의 논리가 있었습니다.
핵심은 밸류업(Value-up) 정책이었습니다. 밸류업이란 기업들이 자사 주가순자산비율(PBR), 즉 시장에서 평가받는 주가가 실제 자산 대비 얼마나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개선하도록 유도하는 정책입니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이 흐름이 한국에서도 적용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실제로 2024년 초 은행주와 자동차주 중심의 급등이 나타났습니다.
국내 주식에 집중한 이유도 있었습니다. 나스닥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던 시기에 국장은 조롱의 대상이 됐고,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은 찬밥 신세였습니다. 이머징 마켓이란 경제 성장 잠재력이 높지만 선진국 대비 변동성이 큰 국가들의 주식 시장을 말합니다. 그때 역발상으로 한국 시장을 선택한 판단은 결과적으로 맞아떨어졌습니다. 1990년대 IT 버블 이후 이머징 마켓이 강하게 반등했던 사이클이 반복될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투자 판단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코스피 10년 박스권 탈출 시점에 국내 주식 집중 매수
- 일본 밸류업 정책의 한국 적용 가능성 선(先) 판단
- 분기 배당 전환으로 안정적 현금 흐름 구조 확보
- 집중 투자로 확신 있는 종목에 비중 극대화
배당 현금흐름으로 파이어, 그리고 현실적인 조건
제 경험상 파이어(FIRE)를 꿈꾸는 분들이 가장 놓치는 부분은 '얼마를 모을 것인가'보다 '어떻게 지출을 통제할 것인가'입니다. 숫자가 아무리 커져도 지출이 그만큼 따라 올라가면 결국 같은 자리입니다.
파이어(FIRE)란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의 약자로, 경제적 자립을 이룬 뒤 조기에 은퇴하는 생활 방식을 말합니다. 이 사례에서는 처음 파이어를 결심했을 때 목표 지출이 월 100만 원 이하였고, 현재도 150만 원을 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치앙마이나 베트남처럼 물가가 낮은 국가에서 일정 기간 체류하는 전략을 병행했고, 해외 체류 3개월 이상 시 건강보험료 납부가 면제되는 제도도 활용했습니다.
배당수익률(Dividend Yield)이란 주식의 현재 주가 대비 연간 배당금 비율을 뜻합니다. 처음 배당금이 월 200만 원이었을 때 투자 원금은 약 2억 원 남짓이었으니, 상당히 높은 배당수익률을 유지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재는 투자 자산이 9억 원을 넘어서면서 배당금도 월 400~500만 원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입니다.
다만 현재 현금 흐름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현대차 매수를 위해 대출을 일으킨 상태이고, 대출 이자를 커버하기 위해 커버드콜(Covered Call) 전략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커버드콜이란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콜옵션을 매도해서 프리미엄 수입을 얻는 전략인데, 배당금 외 추가 수익을 만들 수 있지만 주가가 크게 오를 때 수익의 일부를 포기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대출 상환이 완료되면 다시 포트폴리오가 재조정될 예정이라, 지금의 현금 흐름이 최종 상태는 아닙니다.
2024년 기준 국내 주식시장의 배당성향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로, 코스피 전체 배당금 총액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출처: 한국거래소). 또한 금융위원회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이후 저 PBR 종목들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뚜렷하게 높아졌습니다(출처: 금융위원회).
이 사례가 인상적인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는 이걸 '정답'이라고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집중 투자와 레버리지의 조합은 잘 맞으면 빠르게 자산을 키우지만, 시장이 반대로 움직이면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단일 섹터에 75% 이상 몰아넣는 구조는 현대차 혹은 국내 자동차 산업 전체에 악재가 터졌을 때 방어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 방식이 유효했던 건 판단이 맞았기 때문이지, 구조 자체가 안전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결국 이 사례에서 진짜 가져갈 만한 건 '현금 흐름을 설계한다'는 사고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배당금은 꾸준히 들어온다는 구조를 먼저 만들고, 그 위에서 레버리지나 집중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순서가 더 안전합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범위를 먼저 확인한 뒤에, 이 사례를 하나의 참고 지점으로 활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재무 상황과 리스크 허용 범위를 고려해 직접 판단하시기 바랍니다.